다은네 오두막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생긴대로 사는 삶을 지향합니다.





Q. 부정적인 감정을 어떻게 다루면 좋을까요?

다은
2024-02-19
조회수 1196


안녕하세요, 오두막 지기님!


요청하고 싶은 내용이 하나 있는데요, 예민한 순간 찾아오는 부정적 감정을 어떻게 다루시는지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최근 개인적인 일들이 많아 줄곧 예민하고 긴장의 상태로 있다보니 감정도 요동쳐서 평소라면 넘어갔을 일도 부정적으로 다가오고, 감정에서 빠져나오기가 힘듭니다. 주변 사람들과도 감정적으로 힘들어지더라구요.


순간 화남, 불안, 기분 나쁜 감정에 확 휩쌓이다 시간이 지나면 왜 그렇게 했지 아쉬움이 남기도 하고, 그 일을 복기하며 자책하기도 해요. 도움되는 영상과 책을 보며 예민함과 감정을 받아들이고, 이렇게 대처해야지 하다가도 막상 그 순간이 되면 아무 생각이 안들고 감정에 휩싸이고, 자책하고 반복되다보니 어렵네요.. 


이야기 해주고 싶으신 내용이 있다면 요청하고 싶습니다.



- 오두막 레터의 어느 독자님




A. 가장 이성적인 답은 '통제'입니다.


이를 테면 자극이 스트레스 역치에 도달하기 전에 오감이 쉴 수 있는 곳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원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통제 가능한 환경을 구축하는 거예요. 장기적인 관점에서요. 이는 예민인이 꾸준히 쥐고나가야 하는 기초적인 방법론입니다.


이 방법에 흠이 있다면... 다소 이상적이지요. 통제에는 시간도 많이 들고 세상사도 뜻대로 돌아가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제가 사용하는 현실적인 차선은 이렇습니다.


1. 나에게 어떤 기대를 갖고 있는지, 왜 그런 기대를 갖게 되었는지 질문하고 적어보기


2. 사람들과 관계에서 삐걱대는 나를 보면 어떤 느낌이 드는지, 떠오르는 감정 적어보기


3. 쓰다가 울컥 떠오르는 감정이 있다면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감정 바라보기


4. 할 수 있다면, 감정에 가까이 가서 조금씩 느껴보기


물론... 오래 쌓인 감정을 느끼면 처음에는 고통스러운데요. 이건 너무나 지극히 정상이에요. 그래서 내 몸도 그 감정을 위기로 인식하고 창고에 쌓아뒀을 거예요. 하지만 감정 느끼기에는 반드시 끝이 있습니다. 한 번 느끼기 시작한 감정은 언젠가 증발한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부디 감정이 뻐렁치는 날이 아닌, 평온한 날에도 글을 써보세요. 과거에 표현하지 못했던 자기 표현을 마음껏 적어보세요. 그때 맨 몸으로 받아냈던 감정을 안전한 공간에서 기꺼이 느껴보세요.


저는 감정을 느낀 뒤부터 책과 영상의 방법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었습니다. 삶은 내가 느껴야했던, 느낄만 했던 감정을 풀어줄 때 조금씩 나아지는 모양입니다.


만일 감정이 쉽사리 증발하지 않고 자주 발목 잡힌다면, 느껴줘야 하는 감정이 쌓였다는 뜻일 거예요. 그걸 느껴야만 살아갈 수 있다고 몸이 신호를 보내는 거랍니다. 그러니 기꺼이 마음에게 자리를 내어주세요. 그 애를 얼른 밀어넣으려고, 숨기려고 애쓰지 않기를 바랍니다.





단순하게 적었지만 묵은 감정을 느끼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내 안의 감정을 다루는 건... 굉장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에요.


하지만 아주 조금씩이라도 감정에 자유를 쥐어줄 수 있다면 헤라클레스가 인류를 구하는 일보다, 대의를 위해 달려나가는 그 어떤 성취보다, 나에게 만큼은 영웅적인 일이 될 거예요.


내가 정성껏 풀어놓은 감정들이 자유를 알려줄 테니까요.


부정적인 감정을 증발시키는 여정, 바로가기



- 다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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