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은네 오두막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생긴대로 사는 삶을 지향합니다.





Q. 조금만 아파도 신경이 쓰여요.

다은
2024-04-28
조회수 155



Q. 해외 거주하고 있는 예민러입니다. 항상 정독하고 있어요. 혹시 건강에 대한 주제도 다뤄 주실 수 있으신가요? 저는 조금만 몸이 아프면 거기에 너무 예민해져서 빨리 낫질 않으면 제 삶의 진행(?)이 안 되요. 머리로는 시간에 걸린다는거 아는데 온 감각이 아픈 곳으로 쏠려 있네요.


- 익명의 오두막 주민님





아픔에 민감한 것은 나를 지키기 위한 보호막이 잘 작동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늘, 아픔에 둔감해서 병을 키우는 것보다 민감해지는 편이 더 좋다는 생각을 해요. 아픔이란, 아무리 작아도 생사와 맞닿은 문제이니까요. 


다만 아픔을 해결하는 방법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음에도, 시시각각 신경이 쓰인다면 내 안에 눈치 채지 못한 불안이 있는 건 아닌지 한 번 살펴보시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아픔은 부차적인 문제이고, 실질적인 본질은 불안일 수도 있거든요.


잘 모르겠다면, 편안한 장소에서 관찰일지를 쓰면서 정말 통증에 민감한 민감성 자체가 신경쓰이는 건지, 아니면 '아프면 ㅇㅇ할까봐', '아프면 ㅇㅇ하게 될까봐' 불안한 것인지 살펴보세요. 불안의 원인을 잘 살피다보면 그 원인을 아는 것만으로 괜찮아질 때도 많거든요. 이를 테면 '내가 기댈 데가 없어서 아프면 온전히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상황, 그때의 외로움이 싫어서 아프면 이렇게 불안하구나.' 하는 식으로요.



물론 저는 해외 살이를 해보지 않아서 질문자님의 상황도 모르고, 저와 질문자님은 살아온 시간도 기질도 다 다른 사람일 거예요. 다만 제 경험을 되짚어 질문자님이 되었다고 생각해봄다면... 저는 한국에서 혼자 타지로 이사를 하고 살아가는 과정에서도 깊은 외로움과 헛헛함을 느낀 적이 있었습니다. 그 반동으로 정신건강과 몸 건강을 많이 신경쓰던 시절이 길었던 것 같아요.


이것은 저의 경우이니, 질문자님의 불안은 또 다른 방향으로 흐를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신경쓰이는 문제가 있을 때는 다른 무엇보다도, 정말 나의 민감성에만 국한된 문제인지를 한 번 고민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고민 결과 오직 민감성 문제다, 싶으면 민감성을 낮추기 위해 감각을 차단하고 쉬는 시간을 만들면 되고, 불안의 원인이 따로 있었다면, 불안과 일정량 해소하고 함께 살아가는 법을 익히면 될 테니까요. 어느 쪽이든 나의 상태를 파악해보는 것은 중요하니, 현재 나의 상태와 감정을 차분히 적고 살펴보셔요.


관찰일지 이야기


괜찮은 심리상담사, 정신과 찾기


주민 고민함




다만 저의 답은 여전히, 제 안의 경험을 조금 확장하는 정도밖에 되지 않을 거예요.

혹 이 글을 읽는 분 중, 비슷한 고민을 해본 주민님이 계시거나, 이 이야기에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편하게 댓글을 적어주세요. 경험이 담긴 이야기는 질문자 주민님께도 지기에게도 좋은 양분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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